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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렬과 기아 타이거즈



1. 선동렬


  스포츠 뉴스 게시판에 온통 선동렬 이야기 뿐이다.
귀동냥으로 스포츠를 즐기는 내게 있어서도 "선동렬"이 쓴 여러가지 기록들은 저편 기억에 내려 앉는다.

스탯을 즐기지 않으며 일부러 스탯을 찾지도 않지만
고전적인 "선동렬 학점"이라는 상투스런 비유는 그 스탯이 가진 강렬한 상징성을 잘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그게 바로 가장 큰 스탯이며 기록이고 이미지다.

그런 그가 "해태"가 아닌 "기아" 타이거즈 감독으로 돌아왔다.




 2. 지역 혈통주의


  일부 게시판은 또 전통적인 지역주의의 망령을 주제로 꼴사나운 단어가 튀어다닌다.
해태 타이거즈의 팀 칼라는 프로 스포츠를 내세웠던 군사정권의 시대상과 맞물려 하나의 저항정신을 만들어냈고
그 지역 주민들이 그토록 열광하며 열정적으로 자신들을 투영했던 사실은
그 시절의 이중성과 모순성을 절실히도 드러낸 시대정신이었을 뿐이다.
그게 또 다른 지역주의의 이미지로 고착화된건
지역주의를 만들어냈던 특정 집단이 이끌어낸 똑똑한 인과관계인 것인가?

 선동렬 감독이 기아 타이거즈의 감독이 되었다는 사실 하나로 "주의(主義)"로 몰아가지 말라
이미 "삼성" 감독의 타이틀을 가졌던 그에게 지역 혈통주의를 논하기엔 이미 더럽혀진 몸 아닌가?

 올해 드러난 기아의 고질적인 불펜의 "약점"과 삼성에서 보여준 "실적" 그리고 실질적으로 야인 "신분" 이
그를 기아의 감독으로 만들었을 뿐이다.
물론, 때론 치사한 지역주민들의 응원과 압력을 밑바탕으로 하고서 말이다.

 


3. 선동렬의 기아 타이거즈? 기아 타이거즈의 선동렬? 선동렬의 타이거즈?


김성근 감독을 원하는 모 SK팬의 낙서.

팬들이 원하는 감독!
그런거 못가진 팀들의 팬심이란~것은~
참으로 헛헛해서.....................  
 


  김성근 감독의 경질은 "SK의 김성근"을 원하는 구단과 "김성근의 SK"로 고착화된 이미지가 충돌한 결과이다.
구단의 지원없이도 한개 구단이 경제적 시스템으로 독립되었다는 사실은 두터운 팬층을 반증함에도 
국내 야구 구단은 하나의 독립된 개체로서 존재하지 않는다.
소유 기업의 이미지를 파는 철저하게 종속된 지렛대.

그런 기업에서  "김성근"으로 대변되는 야구단의 이미지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구단은 오히려 "김성근"의 역량과 파워와 존재감만을 더욱 키워주는 보조적 존재로서 전락할뿐.
"김성근"을 지워내야 하는 건 SK가 해야하는 필수적 행동이었다.

이런 점에서 "기아 타이거즈"가 선동렬을 감독으로 선임했다는 건 어떻게 봐야할 것인가?
아직까지도 "해태 타이거즈"로서 그 빨갛고 검은 유니폼을 인식하는 팬들에게
"해태의 선동렬"이 "기아 타이거즈" 감독으로 부임한 사실은
해태를 지워내고 기아를 입혀야 하는 구단에게는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기아 타이거즈의 선동렬" 감독이 한국 시리즈 우승을 하는게
기아로서는 가장 원하는 일일 것이며 또 그렇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4. 성적

 
 현재 발표 시점으로 본다면 "기아" 구단의 행동에 성적을 매기자면
 90점 정도의 점수를 줄 수 있을 듯 하다.


기아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
팬심과 충돌했던 LG및 SK프런트의 행동과 대비되는 적극성
삼성에서 선동렬 감독이 남긴 실적에 대한 기대감
플레이 오프 소식을 깔끔하게 잠재우며 상승하는 기업의 호감도
내년에 고정 및 올드팬이 가져다 줄 입장료 증가

그러나, 과연 내년에 "우린 행복해요" 팬심이
실제 성적이 가져다 주는 실망감을
어느정도까지 보호해 줄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그게 바로 "프로"이기에 당연한 행동 법칙일 것이다.

나를 포함한 열성적인 팬들이여 상처받지 말고 즐기길 바란다.



▶ 물론 아랫분은 선동렬 감독이 아닙니다. ㅋ
  
이미지 출처: 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