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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설탕, 원당

올해 원당가격은 3월에 최고점을 기록한 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내었다. 이러한 하락세의 배경에는 2012/13시즌 원당 시장이 공급 과잉의 모습을 띌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됨에 따라 전세계적인 수급완화 전망이 제기되어 가격을 압박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6월을 기점으로 가격방향성은 상방으로 전환된 후 지속적인 상승 기조를 유지하며 7월 19일(목, 현지시간)에는 3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우상향 트렌드는 유효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상승랠리는 주요 원당 생산국인 브라질과 인도의 기후가 사탕수수 재배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조건으로 변하며 작황우려감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본 보고서에서는 최근에 지속적으로 원당 가격 상승의 근거로서 제시되는 브라질과 인도의 최근 기상상황을 점검해보고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고찰해보도록 한다.



1. 현 상황

1-1. 브라질

원당과 관련한 최근 브라질 뉴스는 주로 “강우로 인한 수확 및 선적지연”이다. 특히 폭우로 인해 수확 및 선적 지연이 설탕생산 차질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인데 사탕수수의 주 재배지역인 상파울루의 날씨를 중심으로 현 상황을 점검해보자.

브라질의 원당은 사탕수수에서부터 제조되며 브라질의 주요 사탕수수 재배지역은 상파울루를 비롯한 중남부(South-Center) 지역이다. 특히 이곳에서 생산된 원당(전체 브라질 생산량의 65% 정도를 차지)은 Santos 및 Paranagua 항구에서 선적되어 수출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많은 비가 내릴 경우 수확 및 선적에 이중으로 타격받기 때문에 날씨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할 수 있다.



브라질은 일반적으로 4계가 여름인 적도의 나라로 인식되고 있으나 위도와 지형에 따라 다양한 기후대를 가지고 있으며 상파울루주 해안의 좁은 지역은 열대 기후이나 내륙부는 고도가 높아 기온이 낮아져서 온대 기후에 속한다. 온대지역은 연평균 기온이 17-19℃이며 강우량은 연간 1,000-2,500㎜ 정도이다. 그림 2에서 나타나 듯이 대체적으로 4월~8월 사이에는 월평균 강수량이 50mm 정도로 남반구의 지리적 위치상 건조한 겨울 날씨임을 확인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6,7월의 강우량을 확인해본 결과 6월에는 평소보다 100~200mm, 7월(23일 현재)에도 25~50mm 정도 더 많은 강우량을 기록하며 폭우로 인한 피해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현재의 가격 상승은 이러한 비로 인해 주요 제당소에서 크러싱 작업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수급압박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실제 UNICA에서 발행하는 상파울루 격주 설탕 생산 물량을 보면 4년 평균보다 13% 정도 하회하며 단기적인 설탕생산 차질로 인해 공급상황이 타이트한 것을 알 수 있다.



1-2. 인도

인도 기후에 대한 우려는 브라질과 다르게 몬순기후가 늦게 시작됨에 따라 평소보다 강우량이 적어 사탕수수 “생장”에 방해를 받고 있는 점이다. 몬순은 아라비아 해에서 여름동안에 부는 남서풍과 겨울동안에 부는 북동풍을 가리켰으나, 오늘날에는 단순히 계절풍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몬순은 인도 반도 남서쪽에서 시작해 매년 6~9월 인도 전역에 비를 내리는데, 이 기간 동안 강우량이 연간 강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 시기의 강우량은 농작물 작황과 깊은 연관성을 지닌다. 강우량이 부족할 경우 원당, 면화 등의 농작물 수확에 악영향을 미치며 식료품에 대한 인플레이션 압력도 동반하여 높아지게 된다. 최근 인도 농무부 장관이 몬순 우려감으로 인한 식료품 가격상승 우려감을 표시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도의 강우량을 확인해보면 몬순기후 진행이 평년에 비해 더디기 때문에 강우량 부족이 현실화되어 사탕수수 성장저해의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6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전체적으로 붉은색 표시가 많아 평소 강우량에 미치지 못하는 지역의 분포가 많음을 확인가능하다. 6월에 시작된 몬순기의 강우량은 전국적으로 역대 평균보다 22% 적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30~60% 가량 부족하며 심각한 가뭄 상태에 직면해있음이 드러난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브라질 및 인도의 기상 변수는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채 각 나라에서 “공급 측면”에서의 문제점을 노출시키며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재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지 그리고 변화의 방향성이 가격 트렌드를 어떻게 이끌어갈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자.

2. 생산성에 관한 두가지 관점

앞으로의 방향성을 이야기하기 전에 잠시 땅에서 나는 작물의 특성을 살펴보도록 한다. 이러한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가격의 흐름을 짚을 수 있는 중요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농산물의 단위면적당 생산수율은 전체 생산량을 좌우할만큼 생산성은 파종 면적 이외에도 중요한 요소이다. 흔히 곡물에서의 생산수율은 단위면적당 단위 중량으로 나타내며 단위면적당 얼마만큼 생산이 가능한지를 가늠하는지표로 사용된다. 특히, 곡물의 생산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곡물의 생장기와 생장기 동안의 기후 변화이다. 최근 곡물가의 상승 배경에는 유래없는 가뭄으로 인해 “생장기” 동안에 충분한 수분이 공급되지 못하여 생산수율에 대한 전망치가 계속 하향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브라질과 인도에서 생산되는 원당 물량이 사탕수수에서 유래하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는 원당의 생산성을 언급할 경우 조금 더 주의깊게 살펴야 할 점이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브라질은 폭우, 인도는 가뭄에 대한 우려가 작황우려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동일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에 관해 다시 한번 짚어보기로 한다.
브라질의 기상 변수는 “수확 및 선적 지연”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인도의 기상 변수는 “생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하도록 하자. 이러한 구분은 특히 브라질과 인도의 지정학적 위치로 인한 파종 및 수확 시기가 다르다는 기본적 사실에 의거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도의 사탕수수 “생장기”에 날씨가 미치는 영향도는 흔히 우리가 이해하는 곡물의 단위면적당 단위 중량으로 파악할 수 있으나 브라질의 “수확기”에 미치는 날씨의 영향력은 다른 기준점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날씨 변수가 가져오는 생산성 변화를 조금 다른 방향에서 찾아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에 따른 해답은 원당이라는 최종 수확물이 크게 두단계를 걸쳐 생산되는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원당은 “사탕수수 재배 및 수확 → 사탕수수 크러싱으로 인한 원당 생산”이라는 큰 흐름속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사탕수수 재배의 생산성”과 “원당 생산성”을 나누어 살펴야 한다. 즉, 단위 사탕수수 중량당 단위 당질 함량이라는 생산수율을 날씨 변수로 인한 “원당 생산성”의 기준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생장기에는 사탕수수안에 포함된 당분도 함께 결정되는 시기이며 수확기에는 일부 사탕수수 수확물량이 줄어들 수 있는 점을 생각한다면 두 단계를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수확이 지연될 경우 이미 생성된 사탕수수 안에 포함된 당분의 손실은 실제 설탕생산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원당 생산성”의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

3. 엘리뇨와 인도 및 브라질의 생산성

위와 같은 두가지 판단축을 가지고 날씨와 생산성 그리고 가격의 방향성에 관한 흐름이 어떠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기후예측센터(CPC)와 전세계기후연구소(IRI)에 의하면 올해 8월에는 50%의 확률로 엘리뇨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으며 따라서 엘니뇨 발생에 대해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하고 있다.

☞ 엘리뇨 및 곡물의 작황에 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이슈보고서 섹션의 [곡물]엘니뇨가 온다... 소맥 가격 상승 지속? 참조

엘리뇨가 발생할 경우 일반적으로 남미에는 홍수로 인한 피해가 동남아 지역은 가뭄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현재의 브라질 및 인도의 기상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악화되며 곡물 작황에 더 큰 피해를 가져올 가능성도 다분하다.

따라서, 엘리뇨가 발생했던 년도별 생산성을 살펴본 후 방향성의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상술한 바와 같이 인도의 경우 “사탕수수 생산성”을 브라질은 “원당 생산성”의 과거자료로 엘리뇨가 미치는 영향력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3-1. 인도의 사탕수수 생산성

인도의 경우 과거 20년 자료를 가지고 엘리뇨와 라니랴가 발생했을 경우 사탕수수 생산성을 살펴보았다. 사탕수수는 가뭄에 더욱 약한 특성을 보이며 강우량이 증가하였을 때에는 생산성이 오히려 높아지는 특성을 나타내다. 특히, 2004년 엘리뇨와 2009년 엘리뇨에는 생산성이 급격히 악화되어 원당 가격의 상승을 이끌었던 시기이기 때문에 엘리뇨로 인한 생산성 저하가 가격 상승을 이끌었음을 확인가능하다.

☞ 인도의 설탕 생산에 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이슈보고서 섹션의 [소프트]원당, 소맥에게 답을 묻다 참조



 



3-2. 브라질의 원당 생산성

현재 수확기를 맞이한 브라질은 언급한 바와 같이 “원당 생산성”으로 생산수율을 파악해야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브라질 사탕수수협회(UNICA)에서는 장기적인 트렌드의 데이터를 발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지나간 과거에 대한 경험으로부터 추론된 일반론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UNICA는 사탕수수 품질에 관하여 Kg of ATR(Total Recoverable Sugars)/ ton of sugarcane의 형태로 2008-09시즌부터는 격주로, 2012-13 시즌부터는 매주 사탕수수 품질 인덱스(sugarcane quality index)를 발표하고 있음으로 엘리뇨가 심했던 2009-10 시즌을 다른 3시즌과 비교함으로써 귀중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UNICA가 정의하는 ATR은 크러시된 사탕수수로 1톤으로부터 얻어진 생산물의 총량이다. ("ATR" is the amount of product obtained per ton of crushed sugarcane.) 이러한 자료가 바로 위에서 언급한 “원당 생산성”에 대한 기준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그림 11에서 우리는 두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가 있다. 첫번째는 엘리뇨가 심했던 2009-10 시즌에는 다른 시즌보다 “원당 생산성”이 저하되었다는 점이고 두번째는 생산기보다 수확기에 생산수율이 상승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수확기”의 생산수율은 “원당 생산성”으로 파악하는 것이 적합하며 엘리뇨는 “원당 생산성” 저하를 일으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

4. 앞으로의 방향성 ?

우리는 앞에서 엘리뇨로 인한 “사탕수수 생산성” 및 “원당 생산성” 저하라는 공통된 결과를 얻어내었으며 이러한 결론은 결국 공급량 감소 우려로 인한 가격상승 압력으로 이어짐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엘리뇨가 발생하여 브라질 수확 지연으로 인한 사탕수수 품질 저하가 발생하고 인도 설탕생산 물량 감소로 공급량 부족이 일어난다면 가격의 우상향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여기서도 우리는 몇가지 세부 사항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첫째, 현재 원당 가격을 주도하는 두가지 변수 브라질과 인도가 어떠한 측면에서 가격상승 원동력을 제공하고 있는지 하는 점이다. 브라질은 수확이 지연되고 있어 실제 공급물량이 타이트한 상황으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실이 가격을 뒷받침하고 있다. 반면에 인도는 앞으로의 수확물량에 대한 의구심과 우려감이 가격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그렇다면, 브라질의 경우 현실을 언제까지고 도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즉, 수확을 언제까지고 미루어둘 수는 없다는 점이다. 땅에서 자라나고 있는 작물의 경우 "보관재고"라는 개념은 통용될 수 없기 때문에 어떠한 형태로든 시즌내 처리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특히, 주요 사탕수수 재배지역에는 10월이나 11월경에 봄비가 시작되어 2월까지 비가 집중적으로 내린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앞으로 수확물량을 증대시킬 수 밖에 없다. 실제로도, 브라질에서는 봄비가 시작되는 계절을 앞두고 엘리뇨로 인한 기상 우려감이 현실화되기 전에 크러싱 작업을 높이고 있다는 뉴스도 나오고 있다.

둘째, 브라질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여러해 동안 재파종을 미루어 왔으나 상파울루에서 지난 시즌 사탕수수 생산량이 11년만에 급감하여 4억 9,400만 톤에 이르자 브라질의 사탕수수 생산량을 증가시키키 위해 파종면적을 증가시켜왔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로 인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늘어난 파종면적으로 인해 2013년이나 2014년 정도에는 사탕수수 생산량이 2010/11시즌과 비슷한 5억 5,600만 톤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3분기에는 브라질 공급 물량 증대에 의한 하방압력과 인도 몬순 기후 우려감으로 인한 상방압력이 맞서면서 지루한 박스권 장세가 될 것으로 전망되며, 4분기에는 엘리뇨로 인한 인도 작황우려감이 현실화되면서 타이트한 수급상황이 지속되면서 상승기조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상황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되나 이후 브라질 사탕수수 생산량 증가로 인해 가격은 다시 하방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이러한 전망은 철저히 공급측면에 중점을 둔 것이기 때문에 세계경제 상황 및 유가 등의 수요진작 측면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다면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작성: 코리아PDS 물가분석 EPA팀 문창훈 연구원(kenxic@koreapd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P.S.: 불펌하시면 위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