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옥수수 가격의 하방, 하방, 하방
최근 옥수수 가격의 하락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장기간 이어지며 일년 전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던 모습과 전혀 상반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곡물 가격은 당해 파종면적과 단위생산성으로 결정되는 생산량이 핵심요소로 그 중요 변수가 기상 조건임을 고려한다면(특히 이 시기에는 미국 기상 조건), 현재 미국의 기상은 옥수수 생육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추론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옥수수 가격은 재배지역의 동일성으로 신곡물이 출하되는 시점에는 대두 가격과 동행성을 보이나 최근에는 대두 가격이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기조를 나타냈음에도 좀처럼 반등세를 나타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과연 옥수수 시장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2. 2013년도 미국 옥수수 생산랑
8월 12일 수급보고서에 의하면 13/14시즌 미국 옥수수 생산량 전망치는 137억 6,300만 부셸 로서 7월 전망치 139억 5천만 부셸 보다 하향 수정되었으나 여전히 역대 최대치로 추정되고 있으며 재고 소비 비율도 전시즌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상대적인 소비량 감소가 두드러짐을 알 수 있다. 특히 옥수수의 경우 수분기(pollination period)에 서늘한 기온 및 강수량이 이어지면서 현재와 같은 긍정적인 생산량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대두의 경우 중요 생장기인 꼬투리 형성기(pod-setting)가 8월임을 고려한다면 대두 가격은 아직까지 기상 변화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이 가격을 지지하는 요소가 남아있기 때문에 옥수수 가격과의 동행성이 약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3. 옥수수 수요 측면에서의 변화
그러나 2013년도 미국 옥수수 생산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치가 제시된 후 7월 한달 간 날씨로 구체적인 생산량 추론이 가능한 현 시점에서 가격에 생산량 정보가 선 반영된 측면을 고려한다면, 최근의 가격 하락세는 수요 측면에서의 변화의 단서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옥수수 소비 구조에는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가?
3-1. 바이오 연료 의무사용량 기준 변화
미국 환경청(EPA)은 지난 주 화요일(현지시간, 8월 6일) 2013년 바이오연료의 전체 목표를 유지하였으나 2014년에는 현재 규정한 바이오 연료 의무사용량 기준을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과 함께 환경청은 셀룰로오스계의 바이오 연료에 관해서는 당초 목표인 1,100만 갤런(에탄올 사용량 1,400만 갤런과 동등한)보다 대폭 하향수정한 600만 갤런으로 정하였다.
2014년 바이오 연료 기준을 완화할 것이라는 결정은 RINs로 알려진 재생연료 크레딧의 가격 상승으로 경영위기에 직면한 일부 정제업체에게 안도감을 안겨주었다. 현재 RINs 가격 상승은 올해의 실제 공급이 부족한 상황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2014년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한 수요로 인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8개월 동안 연기되었던 2013년 바이오연료 의무사용량 기준은 올해 공급되는 가솔린 및 디젤에 혼합되는 바이오연료를 165억 5천만 갤런으로 규정하며 2012년 기준이었던 152억 갤런보다 증가한 수준이다. 그러나 환경청은 2013년 목표를 충당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4개월의 기간을 더 부여하여 2013년 의무사용량 충족 기한을 2014년 6월 30일까지 연장함에 따라 일부 정제업체들의 부담이 경감되었다.
재생연료기준에서는 2022년까지 매해 혼합되는 연료를 증대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2014년 목표는 185억 5천 만 갤런이며 2022년까지는 360억 갤런을 사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2007년에 제정된 재생연료기준은 연료에 혼합되는 에탄올을 갤런당 10%이상으로 요구하는 혼합장벽이라 불리는 문제에 직면해있기 때문에, 면밀한 조사가 요구되며 환경청은 제반요소를 고려하여 재생연료기준에 대한 새로운 틀을 만들 것으로 판단된다.
환경청은 혼합장벽은 2014년에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면서 법규정시의 문제점에 관하여 여러 의견들을 청취했다고 언급하였고 2014년의 목표량을 낮춤으로써 재생연료법령을 "유연하게 사용"할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환경청은 "차세대 바이오연료 생산 및 2014년 시장의 제약상황을 면밀히 조사한 후 여러 고려사항들에 비추어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요구충족량을 제안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2014년 목표는 9월에 발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위와 같은 의무 사용량 기준 변화는 차세대 연료인 셀룰로오스계 바이오 디젤의 의무사용량을 하향 수정한 점이 특징이다. 그러나 의무사용량 기준에 대한 미국 정보의 정책 변화 기운으로 인해 실제 에탄올 의무 사용량 기준이 변화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하기 때문에 정책 리스크 디스카운트가 옥수수 가격에도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3-2. 중국 아르헨티나 유전자조작 품종 옥수수 수입 허가
아르헨티나는 지난 주 화요일(현지시간, 8월 6일) 중국이 처음으로 아르헨티나산 GMO 옥수수에 관한 선적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농무부 장관인 Norberto Yauhar는 중국 보건당국이 6만 톤의 아르헨티나 GMO 옥수수 품종에 대해 수입허가를 내렸으며 수입물량은 돼지 및 닭의 사료로 사용되기 위해 내륙으로 운송되었다고 언급하였다.
지난해 중국의 옥수수 수입량은 520만 톤으로 이중 미국산이 98%인 510만 톤이었으며 아르헨티나 산은 1% 수준인 50톤에 그친 것으로 보고되었다. 미국산이 중국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상황에서 아르헨티나 유전자 조작 품종이 승인된 것은 미국 옥수수 재배업자들에게는 강력한 경쟁자 출현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전반적인 수출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3-3. 타이슨의 정책 변화
지난 주 8월 9일(현지시간, 금요일) 미국 최대의 육류가공 회사인 타이슨 푸드는 9월6일부터 성장촉진제 질맥스(Zilmax)를 첨가한 사료를 먹여 키운 가축류를 매입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타이슨은 최근 잘 걷지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가축들이 배달되어 오는 것에 우려감을 표명하면서 위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언급하면서 “소들이 어떤 원인에 의하여 그러한 행동을 나타내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동물 건강 전문가들로부터의 조언을 바탕으로 일단은 질맥스를 첨가한 사료를 먹여 사육한 소들은 매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공표했다.
질맥스는 1990년 중순경부터 전세계 시장에서 상업적으로 판매되어온 성장촉진제로서 FDA는 2006년 소 생장에 사용을 허가해온 이후 미국 축산업계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어온 약품이다.
성장촉진제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판매되는 생우의 체중 및 특정 품질지수(등심단면적, 육량지수, 등지방 등)가 감소하고 타이슨의 정책을 받아들이지 않는 일부 사육업자들의 판매량 감소가 전반적인 공급량 감소로 이어질 우려감이 생성되며 최근 생우의 가격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3번째 규모의 육류 가공회사인 카킬은 현재의 정책을 변경할 뜻이 없음을 밝히며 위와 같은 정책에 관하여 회사 및 전문가들의 반응은 다소 상이한 형태로 드러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일부에서는 생육촉진제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사육업자들이 소 중량 무게를 늘리기 위한 방편으로 옥수수 등의 사료용 곡물 소비를 증가시킬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생육촉진제 대신에 사료용 곡물을 사용할 경우 사료값 대비 소 생장 촉진의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에 키우는 일수를 줄여 도축을 빨리 시행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생육 일수 감소에 따른 사료 소비 저하 우려감이 반영된 점도 옥수수 가격을 짓누르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판단된다.
4. 기술적 측면
대두와 옥수수는 생산 지역, 생산 시기, 용도 등에서 유사한 성격을 띄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두 곡물 모두 전세계 주요 생산국이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이며 미국 기준 4~6월에 파종되어 9~11월에 수확되며 식용 이외에도 유지 및 동물 사료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용도 또한 비슷하다.
위와 같은 두 곡물간 특성상 대두 및 옥수수 가격비율은 파종시점에는 파종면적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고 이후 대두 및 옥수수 가격이 이러한 비율에서 일정수준을 벗어날 경우 과거 평균값으로 회귀하려는 거래 움직임이 활발하게 나타난다.
과거 10년간 대두/옥수수 가격 비율을 살펴보면 장기적 평균값은 2.41로 이러한 수준을 벗어나면 거래자들의 차익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진다.
물론, 일시적인 작황 악화로 인한 생산량 감소 및 에탄올 제조용 옥수수 소비 증가 등과 같은 산업구조의 변화 등으로 수요가 급증할 경우 이러한 가격의 장기적 평균비율에서 벗어나는 시기도 존재하며 곡물의 작황이 1년 주기로 순환되는 특성상 한번 벗어난 비율은 몇 달간 지속되는 양상도 나타난다.
최근 대두의 11월물과 옥수수의 12월물의 신곡물의 가격비율은 7월 이후로 상승세를 나타내며 8월 13일 현재 2.74 수준으로 장기평균에서 벗어나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장기적인 평균에서 벗어나 있는 현 상황은 기술한 바와 같이 옥수수의 경우 중요 생장기인 수분기(pollination period)가 7월에 있으나 대두의 경우 중요 생장기인 꼬투리 형성기(pod-setting)가 8월에 있기 때문에 불확실한 8월 날씨로 인한 리스크 프리미엄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8월 12일 수급보고서에서는 미국의 13/14시즌 대두 생산량 전망치가 32억 5,500만 부셸로 전월 34억 2,000만 부셸보다 하향 수정되면서 생산량 감소 우려감이 일부 생성되었고 이로 인해 대두 매수, 옥수수 매도 형태의 비율 확대 거래가 증가한 점도 옥수수 가격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은 비율이 어느 정도까지 확대될지에 관해서는 예단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나 늦게 파종된 대두의 경우 8월의 고온 및 9월의 서리 피해 등의 날씨 변수로 인해 추가적인 리스크 프리미엄이 반영되면 기술적 측면에 의한 옥수수 가격 하락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5. 앞으로의 전망
위와 같이 최근 옥수수 가격의 하락기조는 공급 및 수요 측면의 변화와 기술적 측면에서의 매도세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중국의 옥수수 수입 기대감이 형성되고는 있으나 단기 및 중기적으로는 공급량 증가에 수요 부진 등의 내외부적 정책 리스크가 부각되었다.
그러나 최근 미 중서부 지역의 고온 건조한 기후 전망이 내려지면서 끝없이 하락하던 옥수수 가격은 반등기조를 나타내고 있으며 특히, FSA에서 올해 미국 옥수수 파종면적 중 강우로 인해 340만 에이커 정도가 예상 외로 덜 파종되었다고 보고한 점이 생산량 증가 가능성을 일부 희석시키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반등기조가 어느 가격 수준까지 이어질 것인지를 단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나 8월 및 9월 초반까지의 기상상황이 악화될 경우 리스크 프리미엄의 추가적인 확대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수요 약세 측면이 크게 부각되면서 남미 및 우크라이나 등과의 경쟁력 악화로 인해 큰 폭의 상승세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작성: 코리아PDS EPA팀 문창훈 연구원(kenxic@koreapd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