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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이집트 사태_국제 소맥시장에 끼치는 영향

목차

 

1. 들어가며... 2

2. 이집트와 국제 소맥 시장... 2

3. 이집트 소맥 소비구조... 4

4. 이집트 소맥 수입은 증가할 것인가? 5

5. 자금 부족 ? 7

6. 맺음말... 8

 

요약

 

최근 이집트 사태는 무르시 정권의 실정에 따른 국민들의 허기짐이 원인이라고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이집트 주식이 빵이며 소맥이 빵을 만드는 원재료라는 특성상 본고에서는 세계 최대의 소맥 수입국인 이집트의 현 상황이 세계 소맥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인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금번 이집트 사태는 단백질 함량이 높은 소맥 가격에 상승동력을 제공할 여지가 큰 것으로 생각되며, 호주 및 러시아, 독일 등의 고품질 소맥의 생산량에 따라 가격의 추가적인 상승동력을 제공하는 형태로 국제소맥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사료된다.

 

 

 

1. 들어가며

 

이집트 군부가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을 축출한 이후 공화국수비대 본부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친 무르시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하면서 이집트 사태는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내전으로까지는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당초 관측을 뒤엎고 무르시 권력기반이었던 무슬림 형제단의 이슬람 세력과 군부의 세속주의 세력의 종파적 대립구도로 굳어지면서 내전의 가능성이 높아지며 각국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제 2 MENA 사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에 새로운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사태로 분석하기도 하는 등 지정학적 위치로 인한 불안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MENA 사태란 2010 12월 튀니지의 한 청년 노정삼의 자살이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가면서 촉발된 자스민혁명(Jasmine Revolution)이 이집트, 알제리 등의 중동 및 아프리카(MENA)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된 현상을 말한다.

 

MENA 사태[1]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국제 곡물가 급등과 기근으로 인해 식욕이라는 1차 욕구가 충족되지 못한 국민들의 반감도 중요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MENA 지역의 주식이 빵이며 소맥이 빵을 만드는 원재료라는 특성상 본고에서는 세계 최대의 소맥 수입국인 이집트의 현 상황이 세계 소맥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인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2. 이집트와 국제 소맥 시장

 

기술한 바와 같이 이집트는 세계 최대 소맥 수입국이다. 전세계 소맥 수입구조는 다른 곡물에 비해 비교적 다변화되어 있으나 이집트 및 알제리, 이란 등 아프리카 국가들이 상위 5개국 안에 들어가는 현 구조는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의 기후조건으로 인한 작물 생육의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한편, 한해 이집트의 소맥 소비량(2013년도 USDA 추정치) 1,870만 톤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국내 생산량은 880만 톤으로 부족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이다.

 

 

 

 

그림 1. 전 세계 소맥 수입순위

  

 

 

 

 

2. 이집트 소맥 생산, 소비, 수입량

 

 

 

 

 

3. 이집트 소맥 소비구조

 

이집트의 소맥 수입은 자국의 소맥생산량 부족분을 보충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이집트에서 생산되는 소맥만으로는 자국민의 주식인 아이쉬(Aysh)’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밀가루는 글루텐이라는 단백질 성분의 함량에 따라 강력분, 중력분, 박력분으로 나누며 강력분은 글루텐 함량이 13% 이상으로서 빵 제조에 주로 사용되고 중력분은 글루텐 함량이 10~13%로서 다목적으로 사용된다. 박력분은 10% 이하의 글루텐을 포함하고 있으며 주로 과자 제조에 사용된다. 글루텐 함량이 높을수록 공기층이 두터워져 빵 제조시 더 쉽게 부풀어오르는 특성을 지닌다.

 

이집트에서 재배되는 소맥의 경우 이 글루텐 함량이 낮은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둥글고 넓적한 이집트 전통 빵인 아이쉬를 만들기 위해서는 글루텐 함량이 높은 외국산 소맥을 혼합해야만 한다. 일반적으로 이집트는 이러한 고품질의 소맥을 러시아, 프랑스, 미국 등으로부터 구입하여 왔다.

 

이집트 정부는 국민들의 생활 안정을 위하여 빵 보조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8,400만 명에 달하는 인구의 40%가 넘는 빈곤층이 빵 보조금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또한 일반 빵 가격의 1/4~1/10 사이의 가격에 공급하는국영 빵집을 직접 운영한다. 이외에도, 항구 운영을 비롯하여 수송 트럭, 제분소 등까지 직접 관리하는 형태를 띄고 있다.

 

이집트 근현대사에는 빵으로 촉발된 폭동은 그리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다.

 

1977년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이 외자를 유치할 목적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의 주문대로 밀가루 보조금을 없애려다 전역에서 폭동이 일어난 '이집트 빵 폭동(Egyptian Bread Riots)'은 유명한 사건이며 2008년 국제 곡물시세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자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1인당 국영 빵집 구매량을 20개로 제한하여 시민들이 데모를 한 사건도 존재한다.

 

이렇듯 이집트 정부에게 있어 은 단순한 먹거리 이상의 정치적, 사회적인 시스템을 안정화시키는 유기적 매개체와 같은 의미를 지닌다. , 정부는 식량안보 확보 및 빵의 안정적 공급을 담보함으로써 국민들의 지지적 기반을 얻어 정당한 권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전반적인 사회의 안정화를 바탕으로 장기적 집권구조의 기반을 형성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림 3. 이집트 실질 GDP 성장률 및 실업률 추이

 

 

 

 

 

 

그러나 최근 2년 반 동안 국내 정세불안으로 인한 경제발전 저해 및 외화보유액 감소, 소맥가격 급등으로 인해 이집트의 소맥구입은 감소했으며 재고물량이 급감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 이집트 사태의 근본원인을 으로 분석한 것도 위와 같은 이집트 소맥수입 및 소비 구조와 연관이 있으며 2011년의 MENA 사태와는 다르게 경제적 측면의 중요성이 부각되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이다. , 이집트 국민들은 경제 살리기에 제 1 방점을 두었으나 무르시 대통령이 민주 혁명의 목표를 진전시키고 경제를 회생시키는 것보다 무슬림 형제단과 본인의 권력을 확대하고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는 것에 불만을 품은 점이 금번 이집트 사태의 핵심이라는 이야기이다.

 

 

4. 이집트 소맥 수입은 증가할 것인가?

 

위와 같은 상황을 종합하면 이집트 소맥 수입 증가의 당위성은 이미 존재한다고 보아야 한다. 군부와 시위대의 충돌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무슬림형제단이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어 또 한 번의 유혈사태가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등 내전 양상으로 치닫는 모습이나 어느 세력이 집권을 하던 간에 국민들의 허기짐을 달래줄 생명줄[2]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내전의 장기화로 인해 국가의 정상적 운영이 불가능한 극단적 상황에 처하게 될 경우의 예외성은 존재한다.)

 

2013 2월 이후로 소맥을 수입하지 않았던 이집트는 지난 7 2(화요일, 현지시간) 8월 인도조건으로 루마니아산 및 우크라이나산 소맥을 18만 톤 구입한 것으로 전해지며 재고량 급감에 대한 안전재고 확보를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6 21(금요일, 현지시간) 이집트의 공급 및 국제교역부(Ministry of Supply and Internal Trade)의 대변인인 Nasser al-Farrash2013년 말까지 소맥을 수입할 계획이 없다고 발표한 성명서와는 정반대되는 움직임으로 성명서의 발표는 내부적 정세를 숨기기 위한 허언(虛言)이었음이 드러난 것으로 생각된다.

 

무르시 대통령은 6월 텔레비전 연설에서 수입으로 인해 감소하는 외화보유액을 보전하고 소맥의 자급자족을 목표로 한 정부의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어 2013년도 이집트 소맥생산량은 950만 톤으로 2012 750만 톤에서 30% 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국가 통계국에 의하면 2012년 이집트의 소맥 생산량은 870만 톤으로 생산량이 950만 톤에 달할 경우에도 실제 생산량 증가율은 10% 정도에 머무는 수준이다.

 

위와 같은 단적인 사례에서도 이미 무르시 대통령은 자국내 소맥 부족 현상과 그로 인한 국민들의 불만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으며 국민들을 달래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텔레비전 연설을 이용한 전술을 선택한 것임을 알 수 있다.

 

7 11(목요일, 현지시간) 공급 및 국제교역부 전임 장관이었던 Bassem Ouda는 이집트의 수입소맥 재고량은 50만 톤 수준에 그치며 지난 번에 공개된 것보다 더욱 심각한 공급부족 상황에 직면해있음을 언급하였다. 또한 최근 18만 톤의 소맥을 구입한 것은 세계 소맥 가격 하락에 따라 구매에 매력적인 수준인 점을 지적하며 타이트한 소맥수입량을 보충하기 위한 행동에 나섰음을 밝혔다. 이외에도 이집트는 자국 내에서 수확된 소맥 370만 톤을 구매하였으며 자국 소맥 300만 톤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무르시 대통령의 6월 텔레비전 연설에 앞서 Bassem Ouda12월에 시작하는 빵 보조금 프로그램을 충족할 만한 국내 소맥을 충분히 구입했다고 밝히면서 농부들에게 소맥 생산성 향상을 위해 필요한 비료 및 종자 구입을 위해 높은 금액을 지불할 것을 약속했다는 점이다. 또한, 일부에서 제기되는 이집트가 소비에 필요한 소맥을 충당할 능력이 없다는 주장은 근거없는 낭설이라고 일축하였다.

 

이러한 발표 이후 일각에서는 정부의 발표는 신뢰할 수가 없고 950만 톤의 생산량은 전례가 없었으며 단순 과장되었다는 주장과 함께 투명성이 결여된 기만과 사기라는 극단적 평가도 내려진바 있다.

 

그렇게 전 정부의 장관으로 무르시 대통령의 정치적 기만 행동에 동참했던 Bassem Ouda가 무르시 축출 이후 그 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수입 소맥 및 자국 소맥 재고량에 관한 소식을 전하는 또 다른 행동은 현실정치의 다이내믹한 관계를 잘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일 수 있다.

 

한편 이번 주 초 USDA의 이집트 특파원에 의해 발간된 보고서에 의하면 이집트의 자국 소맥 재고량은 10월까지 지속될 분량이며 외국 소맥에 관한 것은 언급한 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이집트는 수입 및 자국 생산 소맥의 안전재고량을 최소 6개월간 보유한 경위로 미루어 판단해볼 때 이렇게 소맥 재고량이 타이트한 상황들로 인해 이집트 식량안보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국제 소맥 시장에서 소맥을 구입하기 위한 필수 조건은 금번 이집트 사태의 핵심이 배고픔으로 인한 경제적 문제와 정치적 기만행위에서 연유한 특성에서 이미 갖추어졌다고 볼 수 있으며 조만간 소맥을 구입하기 위한 행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사료된다.

 

 

5. 자금 부족?

 

그렇다면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소맥을 구입할 수 있는 돈(money)으로 귀결된다. 이미 권력 유지의 핵심사항으로 그 중요성을 간파하고 있었던 무르시 대통령이 국민들의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보조금 지불 금액을 낮추려고 한 것은 자국 외환보유국이 심각한 수준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그림 4. 이집트 외환 보유액 동향

 

 

 

2010년 말에 360억 달러였던 외환 보유액은 5월말 현재 160억 달러 수준으로 급감하여 겨우 3개월 정도를 유지할 수 있는 소맥을 구입할 정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무르시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48억 달러 차관 협상을 진행하였으나 빵 보조금 지불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에서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였으며 러시아와의 20억 달러 차관 협상도 실패한 바 있어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사우디 아라비아 및 UAE가 총액 80억 달러에 이르는 차관을 약속한 것으로 결정된 바 있으며 프랑스 역시 이집트의 차관 요구에 관해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프랑스의 차관 및 소맥 수입 협력에 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도 제시되고는 있으나 이번 사태가 중동 및 북아프리카 국가들로 파급되어 지정학적 위험으로 증폭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주위 국가들의 합의는 이루어진 듯 하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UAE, 카타르 등은 종교와 혈연에 기초한 공동체 의식을 강조하는 소수 왕족에 의해 지배되는 산유 왕정으로, 역내문제에 원유를 바탕으로 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리더십을 보여온 점을 감안한다면 금번 이집트 사태의 차관 지원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카타르가 무슬림 형제단을 지원하는데 반해 사우디아라비아는 무슬림 형제단의 반대파인 세속주의자와 이슬람주의자들에게 자금을 지원해 온 부분을 감안한다면 역내 리더십의 잠재적인 갈등구조가 이집트 사태로 표면화될 가능성도 존재하나 두 국가가 지원을 약속한 차관을 철회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

 

6. 맺음말

 

금번 이집트 무르시 대통령 축출 사건이 제 2 MENA 사태로 발전할 것이라고 보는 의견은 적으며 새로 출범한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의 미성숙한 국정 운영 능력으로 인한 경제악화 및 치안부재가 주요 원인이라고 지목되고 있다.

 

허기진 서민들의 먹거리인 아이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고품질 소맥 수입이 필수요건인 이상 중동 및 북아프리카의 역내 안정화를 목적으로 한 주변국들의 원조를 바탕으로 7월 이후에도 고품질 소맥 수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금번 이집트 사태는 CBOT의 연질적색겨울밀 보다는 KCBT의 경질적색겨울밀 및 MGEX의 경질적색봄밀등 단백질 함량이 높은 소맥 가격에 상승동력을 제공할 여지가 큰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호주 및 러시아, 독일 등의 고품질 소맥의 생산량에 따라 가격의 추가적인 상승동력을 제공하는 형태로 국제소맥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사료된다.

 

<작성: 코리아PDS EPA팀 문창훈 연구원(kenxic@koreapd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 미국 외교관들의 기록에 따르면 독재자나 전제군주, 인권 침해, 정부의 부패, 등을 비롯해 경제 침체, 실직, 극심한 기근, 인구학적 요소 등도 시위의 발발 요인에 해당된다.

[2] 아이쉬(Aysh)’는 실제로 아랍어로 생명 또는 삶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