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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팥 선물거래소와 특징

무더운 여름이 지속되면서 차가운 음료수의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여름 무렵 카페에 단골로 등장하는 팥빙수는 여름철 인기 메뉴로서 달콤한 팥과 감미료, 시원한 얼음, 형형색색의 과일은 눈과 입을 즐겁게 해주는 주요 요소라 할 수 있다.

팥(red beans, 小豆)의 식물학적 기원에 대해서는 분명히 밝혀져 있지 않고 있으며 Vigna angularis var. nippinensis가 팥의 조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팥은 주로 한국, 일본, 대만, 중국 북부, 히말라야 산맥에 분포하며 재배 및 주 사용국가를 고려할 때 동양이 원산지인 것이 확실하나 구체적인 지역에 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다.

한국의 연간 팥 소비량은 매해 대략 3만 톤으로 이 중에서 80% 정도는 수입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며 주요 수입국은 중국, 인도, 태국, 북한 등이다.

반면, 일본의 경우 매해 약 8만 5천 톤을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세계 최대 소비국이다. 일본의 전체 소비량 중 77%는 국산, 23%가 수입품이며 수입국은 중국(57%), 캐나다(3%), 미국 등의 순이다. 특히 일본의 전통 과자 및 특산품(お土産) 등지에 들어가는 팥소(餡)의 제조에 전체 소비량의 70%가 사용되고 있어 일본 여행 후 지인 선물용으로 일본과자(和菓子)를 한번이라도 구매해 본 경험이 있는 이라면 일본이 왜 팥 소비 대국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연유로 동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금융시장이 발달한 일본의 도쿄상품거래소(東京商品取引所)에서 팥의 선물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국내의 주요 제과업체들도 도쿄상품거래소의 팥 선물 가격을 참조하고 있다.


 

그림 1. TOCOM 팥 가격 추이
 TOCOM 팥 가격 추이



그러나 팥 가격은 일본 내 지역적 특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일본 내 수급상황이 가격 결정의 주요 요소로 작용하며 CME에서 거래되는 대두, 옥수수와 같은 국제적 표준가격 지표로 활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최근 일본에서도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해 일본과자(和菓子)의 수요가 감소하여 매해 팥 소비량은 소폭 감소하는 경향이 있으며 따라서 팥 가격은 공급측면에서의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판단된다.

공급 측면의 이슈는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 일본의 생산량

일본의 주요 팥 생산지는 홋카이도(北海道)、아오모리(青森)、이와테(岩手)、토치기(栃木)、교토(京都)、오카야마(岡山) 등 이나 홋카이도가 전국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며 그 외 지역의 팥 생산량 대부분은 현내(県内)에서 소비된다.

 

그림 2. 일본 홋카이도 팥 주요 생산지역
 일본 팥 홋카이도 주요 생산지역



홋카이도의 주요 생산지는 토카치(十勝)、카미카와(上川)、시리베시(後志)、이시카리(石狩)、이부리(胆振) 등이며 이 지역의 수확량이 특히 중요하다.

홋카이도에서는 5월 중순부터 하순까지 파종이 이루어지며 발아는 6월 상순, 개화는 7월 중순부터 8월 상순까지이며 9월 중순부터 10월 상순에 걸쳐 성숙하여 수확에 이른다. 특히 팥의 경우 본래 아열대식물이기 때문에 생장 전 단계에 걸쳐 온난한 기후 조건이 필요하다. 만약 파종으로부터 성숙기에 걸쳐 기온이 평균 섭씨 18도를 하회할 경우 수확량이 감소하며 20도 이상일 경우 수확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작황 기준 지표로서 생장 전단계 기온추이를 그래프화하여 사용할 수 있으며 이 시기의 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weather market의 특성을 타나낸다.


 

2. 재고량

일본의 팥 유통연도(marketing year)는 10월에서 다음해 9월까지이다. 따라서 특히 9월부터 신곡물이 출하되는 시기는 단경기(端境期)에는 특히 전 유통연도의 기말재고가 중요하다. 또한 도쿄상품거래소에서는 소비산지의 수급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월별 기말재고를 발표하는데 이 역시 팥 선물 가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3. 수입량

기술한 바와 같이 일본의 경우 국내 소비량의 23%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매달 어느 정도 수입을 했는지 역시 중요한 지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은 자국 생산 농가들의 수익 보전을 목적으로 팥을 비자유화품목으로 지정하여 관세할당제도로 운영하고 있다. 통상 TQ(Tariff Quota System)이라 불리고 있으며 수입상사의 실적 등에 기반하여 중량으로 할당량이 정해져 있다.

살펴본 바와 같이 팥은 동양이 원산지이고 그 수요처 역시 동아시아에 집중되어(특히 일본) 일본에 선물 시장이 개설되어 거래가 되고 있는 품목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지역적 특성(local market)이 강한 탓에 폭넓게 거래되는 대두, 옥수수와 같이 국제적 표준가격 지표로 사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점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작성: 코리아PDS EPA팀 문창훈 연구원(kenxic@koreapd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