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른 이들의 생각

[펌]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진다면


일단 가볍게 시작합니다. ^^

 

 

** 들어가기 전에 **

 

어느 분께서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진다면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물어보셨는데

댓글로는 답변을 드리기 어려웠습니다. 본 글은 그 질문에 대한 응답입니다.

 

그리스 디폴트로 인한 파장을 분석하려면 유로존과 금융거래를 하는 모든 국가를 살펴야 합니다.

어제 5시간 정도 정리해 봤는데, 미국 부분에서만 A4 20장이 넘게 나오더군요...

손가락도 아프고 시간도 없고해서 일단 중지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제한적인 상황을 가정해서 설명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

일단 유로존 은행과 국내 은행에 한정지어 설명을 하려고 합니다.

그리스 국채를 미국 은행에서도 보유하고 있는데, 이런 것은 고려하지 않겠습니다.

 

단순화시켜 설명하기 때문에...

최대한 논리적으로 전개하겠지만 중간중간 논리적 비약이 나타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다른 글을 통해 보완하겠습니다.

 

 

*** 자본 감소 및 확충 ***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유로존 은행은 현재 21%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간주됩니다.

따라서 21%의 손실만큼 자본이 감소하게 됩니다.

그리고 BIS 자기자본 비율 등에 맞추기 위해 자본을 확충해야 합니다.

 

IMF 때 부실채권을 정리하면서

한국에서도 공적자금으로 은행의 자본을 확충하는 작업이 뒤따랐습니다.

마찬가지로 유로존 은행도 감자 후 공적자금을 지원받아 자본을 확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은행 대주주가 정부로 변경되었는데 유로존 은행도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유로존 은행으로서는 반발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스 국채의 상각비율 상향을 놓고 격렬하게 반대하는 것에는 이런 배경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 달러 차입 문제 ***

 

유로존 은행에서는 매달 미국에 갚아야 하는 달러 부채가 많습니다.

지금까지는 달러를 새로 빌려서 이전에 빌린 달러를 갚아 왔습니다.

 

그런데 자본이 줄어들면,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달러의 조달금리가 높아지게 됩니다.

게다가 미국의 MMF 시장에서 유로존으로 유입되는 달러 자체가 줄어들어

높은 금리로도 달러를 못 구하는 사태까지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급하거나 급하지 않거나 신흥국 등에 직접 투자했던 달러 자금부터 회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외국에 투자한 달러자금 회수 ***

 

국내 외환시장을 보면 달러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가 잠시 소강상태에 있는 것 같습니다.

유럽계 투자자를 중심으로 달러에 대한 수요가 폭증해서 환율이 폭등한 것으로 보이고,

ECB에서 각국 중앙은행과 연계해서...

달러 유동성을 3달 정도 저리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던 것이 소강상태로의 이유로 보입니다.

 

그런 배경에서 현재 상황을 보면...

그리스의 디폴트가 공식 선언되더라도,

유로존 은행은 연말까지는 ECB의 달러 유동성 공급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부 유럽계 은행에서 투자자금 회수로 달러를 유출하겠지만

상대적으로 그 규모가 작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장기화되거나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입니다.

어느 한 은행이 달러로 대량 환전하면... 다른 은행의 한전 수요도 한꺼번에 몰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포가 가득하면, 폭락이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 국내 달러 차입의 어려움 ***

 

국내 은행을 보면 적지 않은 대출이 달러을 차입해서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선물환 거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차입한 달러도 있겠지만,

주택담보대출 등 국내 원화 대출을 위해 차입된 달러도 상당합니다.

2008년 때와는 달리 장기 차입의 비중이 늘었지만, 단기 자금의 비중도 낮지는 않습니다.

 

정부에서는 단기 달러 채무가 적으니 안심하라고 하지만...

미국의 MMF 시장에서 유로존에 대한 달러 대출을 줄인 것을 볼 때,

국내 은행들도 달러 구하기가 쉽지는 않을 겁니다.

 

따라서 유로존 은행들을 중심으로 달러 환전이 늘어나면,

국내 외환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 못지 않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 막연한 불안감은 금물 ***


달러 스왑을 비롯해서 다양한 달러 공급 대책을 경험했던 정부이기에

외환시장의 혼란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은행권만 보면... 그리스 디폴트로 인한 영향은 단기간에 끝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단, 어디까지나 유로존 은행의 달러 유동성 확보만 고려했다는 점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진짜 문제는 ***


유로존 그리고 어쩌면 미국이 처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경제 성장률 저하에 있습니다.

더블 딥이냐 소프트 패치냐는 논쟁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재정적자를 감당하려면 재정적자 증가율보다 높은 경제 성장율이 요구되는데...

재정적자는 줄어들지 않는 반면, 경제 성장률은 계속 낮아지고 있어 문제입니다.

지난 금요일 유럽과 미국의 주가 급락은 이런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어쩌면... 이번에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만나서,

<재정적자 규정을 어기더라도 마이너스 성장은 결사적으로 막자>는 논의가 이루어질지도 모릅니다.

모 신문기사에 이런 내용이 담겼더군요...


그리스 국채로 인한 유로존 은행의 손실 문제는 수 개월 안에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경제가 저성장하거나 마이너스 성장하는 일이 벌어지면, 그 때는 정말 대책이 없습니다.

 

 

*** 대응 ***

 

그리스 디폴트 문제에 대해서는 단기 대응을...

경기 침체 또는 경제 성장률 둔화에 대해서는 장기 대응을...

구체적인 대응방법은, 다른 분들의 글 또는 경제신문을 참조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단기 대응 --> 주가 및 환율의 급등락장 대응법
장기 대응 --> 대세(추세) 하락장과 상승장 대응법

 

 

*** 혼조세 ***

 

지금은 정치가 경제를 좌우하는 시기입니다.

불확실성이 시장에 만연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여러모로 볼 때 경제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순간이라는 점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어쩌면 역사책에 기록될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

현명한 대응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자신없는 분들은 일단 한발 빼 놓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사족 ***


어떤 책에서 보니...

20세기 초의 생산성 향상 같은 <획기적인 변화>가 나타날 때가 되었다고 말하기도 하더군요.

그렇지 않으면 인류의 미래가 어둡다는 논조였는데... 제법 그럴싸 했습니다.

핵융합 발전이 상용화되려나....



출처 : daum의 페이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