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4/11/28/2014112802173.html
주말에 뒹굴뒹굴 스마트 폰으로 뉴스를 읽다보니 “커피, 일회용 컵으로 마시지 마세요”라는 선정적인 제목이 눈에 띈다. 커피를 안마신지 2년이 다 되어가는 필자지만 어떠한 내용일까 궁금해서 살펴본 바 아래와 같은 이유를 제시한다.
종이가 물에 젖는 것을 막기 위해, 일회용 컵의 내부는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에틸렌'으로 코팅돼 있다. 폴리에틸렌에는 암을 유발하는 '비스페놀 A'라는 화합물이 들어있는데, 높은 온도의 액체와 폴리에틸렌이 만나면서 비스페놀 A가 발생하는 것이다.
공학적 지식이 거의 없는 문과 출신의 무식한(?) 필자지만 석유화학 담당 연구원으로 그 동안 내가 전혀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일까 순간 의문이 들었다. 폴리에틸렌에서 비스페놀A 가 발생한다? 어떻게?
결론부터 말하자면 위의 기사는 전혀 잘못된 지식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환경 보호 차원에서 종이컵 사용을 줄이자는 사회적 주장은 가능하나 건강에 해롭다는 과학적 주장은 틀렸다.
종이컵은 일반적으로 천연펄프에 LDPE(저밀도폴리에틸렌) 코팅을 하여 내수성을 강화한 제품이다. 위 기사에서는 LDPE가 고온의 물과 접촉시 독성물질이 발생하기 때문에 건강에 해롭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조금 더 폭 넓게 논점을 확대할 경우 석유화학 제품으로 만들어진 제품 용기나 과자 포장재 등의 안정성이 과연 담보되는지 여부이다. 슈퍼 마켓에 있는 수 많은 제품 중에서 석화제품의 포장용기가 사용되지 않은 품목이 얼마나 될까?
실상 이와 관련한 문제는 “환경호르몬”이라는 주제로 식품용 기구 및 용기․포장 중 내분비계장애물질을 원료로 사용하는 합성수지제의 유독성 여부를 설명한 식품의약청 문건에 자세한 설명이 되어있다.
핵심은 “식품용 기구 및 용기․포장 중 내분비계장애물질을 원료로 사용하는 플라스틱(합성수지제)에는 폴리카보네이트(PC)와 에폭시수지 코팅 통조림캔, 폴리염화비닐(PVC)이며,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는 플라스틱 용기의 재질인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 등의 합성수지제에는 현재까지 내분비계장애물질로 알려져 있는 물질을 원료로 사용하지 않는 점”이다.
또한 PC 제조시 비스페놀 A를 사용하기 때문에 PE가 높은 온도와 접촉한다고 해서 비스페놀 A가 생성되지 않으며, “설명한 바와 같이 PE 및 PP 등은 내분비계장애물질을 원료로 사용하지 않고 기준․규격에 적합하게 제조된 식품용 기구 및 용기․포장은 뜨거운 음식을 담거나 조리를 하는 등 통상의 사용조건에서는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나 “일회용 종이컵에 대하여 알아봅시다”라는 제목의 문건에서는 “일회용 종이컵에 뜨거운 물을 부어도 PE는 녹아나지 않는다. 물의 끓는점은 100℃ 이나 PE의 녹는 온도는 105∼110℃로 끓는 물에는 거의 녹지 않으며, 또한 설령 미량 녹는다 하더라도 PE는 분자량이 매우 큰 고분자 물질로서 체내에 흡수될 수 없어 건강상 위해는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 관련링크
http://www.foodnara.go.kr/pack//index.do?nMenuCode=20&page=2&categoryCode1=3
PE 및 PP, PC 등 폴리머에 관한 내용은 전문적 지식이 없어도 생각보다 쉽게 몇 번의 검색으로도 알 수 있다. 잘못된 지식으로 기사를 작성하여 일반인에게 혼란을 주지는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작성: 코리아PDS EPA팀 문창훈 연구원(kenxic@koreapds.com), 2014/12/01 작성,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