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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한화의 삼성 석화부문 M&A _ 단기적 부정론과 장기적 긍정론 사이

목차

1. 한화와 삼성의 선택... 1

2. 장기적 기회... 2

3. 단기적 위협... 4

4. 그럼에도 불구하고... 6

 

 

1. 한화와 삼성의 선택

 

26일 한화그룹은 삼성종합화학 지분 81%를 한화케미칼 27.6%, 한화에너지 30.0%, 한화 22.7%의 비율로 인수하기로 결정하였다. 삼성종합화학은 2014 6월 삼성석유화학을 합병하여 삼성의 석유화학을 총괄하는 회사로 삼성토탈의 지분 50%도 보유하고 있다. 한편 한화케미칼의 경우 YNCC의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뉴스가 전해진 후 한화와 삼성의 빅딜에 관한 시장의 분석과 셈법은 재벌 3세의 경영권 승계에서부터 각 그룹의 향후 방향성, 개별 기업의 가치평가 등 다양한 관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의 경제둔화 속에서 그 동안의 양적 성장의 열매를 향유하였던 한국의 석화기업들은 범용성 제품의 수익감소에 매출과 이익의 동반하락이 이어지며 올 한해 주가 퍼포먼스 역시 기대치를 밑돌았다. 변화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에 한화와 삼성은 선택과 집중의 원칙 속에 각자가 가진 강점을 살리는 선택을 했다.

 

시장의 기대와 우려가 존재하는 현 시점에서 한화의 석화부문 인수는 석화산업에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 살펴본다.

 

 2. 장기적 기회 

 

이번 합병을 단순히 외형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총 매출액이 18조를 넘어 한국의 업계 1위인 LG화학의 23 1,400억 원에는 미치지 못하나 석유화학 사업부문 17 5,000억을 능가하는 대규모 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LG 화학
(
석유화학부문)

LG

화학

한화케미칼

여천NCC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합병시

한화 합계

매출액

175,452

231,436

40,146

38,461

23,642

78,574

180,823

영업이익

13,320

17,430

654

883

-576

5,506

6,467

 

 

 

 

 

(자료: 한화케미칼, LG 화학 13년도 연결재무제표기준, 코리아PDS, 단위: 억 원)

 

매출 규모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합병으로 인한 석화제품 수직계열화 강화와 포트폴리오 다양성 확보다. 삼성토탈과의 합병으로 인해 에틸렌 생산규모는 기존 YNCC 191만 톤에서 100만 톤 증가한 291만 톤으로 한국 최대 생산기업인 롯데케미칼의 211만 톤을 능가하게 된다. 특히, 삼성토탈은 올해 3분기 15 bpd에 이르는 컨덴세이트 스플리터(초경질원유에서 나프타를 생산하는 장비)를 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나프타에서 에틸렌에 이르는 수직계열화와 원료확보의 안정성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한화 케미칼

YNCC

삼성토탈

삼성종합화학

Ethylene

1910

1000

Propylene

970

860

Mixed-C4

630

Butadiene

240

120

Butene-1

65

HDPE

175

LDPE

447

400

LLDPE

355

125

PVC

602

EDC

651

EO/EG

155

VCM

597

NaOH

908

Chlorine

830

PP

700

Benzene

720

SM

290

930

BTX

780

P-Xylene

710

PTA

2000

MTBE

170

i-Butylene

60

i-Butane

10

Formic Acid

23

(자료: 한국석유화학협회, 코리아PDS, 단위: 천 톤, 2014 3월 기준)

 

석화 제품의 특성상 제조원가의 60~80%가 나프타와 에틸렌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기초원료의 안정적 확보로 코스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으며 시황에 따라 원료를 직접 판매하는 등 유연한 경영전략을 취할 수도 있다.

 

 

2014년 에틸렌 가격은 유가가 급락하기 전까지 중국 및 미국의 신증설 지연과 아시아 지역의 역내 크래커 정기보수 등이 이어지면서 수급타이트 현상에 강세를 이어나갔다.

 

이로 인해 한때 에틸렌-나프타 스프레드는 700달러까지 확대되며 PE 대비 높은 수익성을 나타내어 통합설비를 갖춘 중국의 일부 플랜트들은 폴리머를 생산하는 대신에 에틸렌을 현물 시장에 판매하는 전략을 취하였다. 한화케미칼이 취할 수 있는 옵션이 다양해졌다는 이야기다

 

한편, 한화케미칼은 주로 에틸렌 계열의 제품의 생산에 특화된 기업으로 동일 제품군 시장의 불황시 발생할 수 있는 이익위협과 사업기회의 손실 등을 포트폴리오 다양성을 통해 탈피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미국의 에탄 크래커와 중국의 석탄화학으로 대변되는 비전통적 크래커 원료의 증설이 주를 이루면서 아로마틱 계열의 생산량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적어 구조적 수급 타이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장기적 관점에서 중요한 사업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삼성토탈이 실질적으로 제 5의 정유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현재 과거 한화의 정유사업 경험이 합쳐져 에너지 분야로의 사업섹터가 확장되는 효과도 있다

수직계열화와 규모의 경제로 원가를 절감하고 제품의 포트폴리오 확보를 통한 리스크 분산 등은 분명한 이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3. 단기적 위협

 

언어 유희 같지만 기회를 뒤집어보면 그건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의미가 된다. 즉 시장에서는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중점 사업의 특화 전략에 대해서는 긍정적 시각을 보내고 있으나, 인수한 사업부문에서의 수익성이 담보되는지 재무 안정성 확보는 어떻게 할 것인지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부문은 삼성토탈의 71만 톤 PX 플랜트와 삼성종합화학의 200만 톤 PTA 설비에 있다. 2013년 회계연도 기준 삼성종합화학은 576억의 영업적자를 기록하였는데 주요 설비가 PTA인 점을 감안한다면 PTA 업황이 부진했기 때문임을 추론할 수 있다. 2014년에 들어서도 PTA 가격은 6월부터 8월까지 일시 반등 후 재차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기에 삼성종합화학의 수익성 부진은 안봐도 뻔한 결과라 하겠다.


PTA
PX 의 가격 하락의 원인은 이미 많은 보고서에도 지적된 바와 같이 중국 폴리에스터(PET) 섬유 수요에 대한 과도한 낙관론 때문이었다. 중국의 PET 수요는 PTA 신증설 붐을 일으켰고, PX에 비해 건설 기간이 짧은 PTA가 먼저 가동되면서 PX 수급 타이트가 나타났다. 이에 PX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자 비정유부문으로 다각화를 꾀하던 정유사들의 PX 신증설이 계속되었다.

 

이렇게 신증설된 PX 설비가 13년말 ~ 14년 가동이 집중되고 중국 경제둔화에 따른 섬유수요 역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PET 제조용 석화제품의 하방압력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문제는 당분간 이러한 구조가 변화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데 있다. 2013년 중국의 PTA 생산능력은 3,330만 톤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2015년 신증설은 470만 톤 규모로 감소하나 현재도 자급률이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어 한국에서의 수출여력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중국 PX의 자급률은 50% 수준으로 낮으나 신규 가동물량이 출하되면서 필연적으로 공급과잉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2014년 중국 95만 톤, 한국 330만 톤. 인도 92만 톤 등의 신규 플랜트 가동이 차질없이 이어지고 있어 가동률 하향조정에도 공급과잉은 심화되고 있다.

 

비수익성 부문인 PX PTA 제품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 후 자금 문제로 철회한 적이 있던 한화가 자금 마련의 방안에 관해 어떻게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것인가가 현재의 리스크 요인이라 하겠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27일 각 신용평가사는 한화에너지와 삼성테크윈, 삼성토탈의 신용 등급의 하향 검토에 들어갔다. 한국기업평가는 삼성테크윈(AA)과 삼성토탈(AA)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으며 나이스 신용평가는 삼성테크윈(AA)과 삼성토탈(AA)의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등재했다고 밝혔다.

 

특히 나이스 신용평가는 인수 기업 중 하나인 한화에너지(AA-) 신용등급도 '하향검토' 대상에 올리는 등 업계의 반등은 다소 하락에 무게가 쏠리는 듯 하다. 나이스 신용평가는 향후 인수대금으로 인한 재무 리스크의 변화 정도, 매수자금 조달방식의 적정성, 기존 사업과의 연관성 수준 등을 면밀히 분석하여 회사의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의 반응 역시 미진한 모습으로 한화케미칼 주가는 11 26일은 전일 대비 100원 오른 1 3,500원에 11 27일은 전일과 동일한 1 3,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화 주가는 오히려 11 26일 전일 대비 400원 하락한 3 1,000원에 11 27일은 전일 대비 100원 오른 3 1,100원에 마감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한화의 선택은 타당하다고 믿는다. 기업의 전략 평가는 사업의 영속성과 발전성에 의해 차후에 최종적으로 평가받겠지만 섹터 분석을 주로 하는 담당애널의 관점에서는 현 업계의 상황 속에서 이러한 선택은 시점 및 대상 모두 적절했다고 판단된다.

 

무책임한 표현임을 알지만 한화의 인수대금은 한화가 알아서 할 일이고 알아서 잘 할 것이라고 믿는다. 한화와 삼성간의 인수합병 조항에 언아웃(Earn out) 조항이 포함되어 인수금액의 지불금액이 증가할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으나 “넛크래커” 상태인 한국 산업전반에 걸쳐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각자의 사업 방향성을 명확히 정한 한화와 삼성의 선택은 현 시점에서 시장에 우려에도 불구하고 타당하다고 본다.
 

<작성: 코리아PDS 문창훈(kenxic@koreapds.com) 선임연구원, 2014/11/27 작성,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5. 조금 다른 시각을 알고 싶다면 아래 링크 참조

 

http://news.kbs.co.kr/news/NewsView.do?SEARCH_NEWS_CODE=2974923&re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