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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연탄의 추억

이미 많이 자취를 감추어버린 연탄을 접할 기회는 많지 않지만 어릴 적 연탄을 사용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추억이 꽤 많다. 연탄 창고에서 장난하다 불을 냈던 일, 층층이 쌓여있던 연탄을 넘어뜨려 산산조각 내서 혼났던 일, 겨울철 연탄재를 이용하여 미끄러웠던 길에 뿌렸던 기억 등 좋든 싫든 연탄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적지 않다.


그림 1. 국내 석탄 소비량

 그림 1. 국내 석탄 소비량


(자료: 석탄공사) 

석탄은 일반적으로 탄소함량, 휘발유 함량에 따라 유연탄과 무연탄으로 구분되는데 국내에서 생산되는 석탄은 무연탄으로 상대적으로 발열량이 낮아 가정용 연료용으로 주로 사용되며 유연탄은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2015년 기준 국내 무연탄 소비량은 171만 8천 톤이나 이중 연탄 제조에 사용되는 석탄은 86%에 해당하는 147만 3천 톤이다. 

국내 무연탄 소비량은 1986년 2,692만 7천 톤으로 그 중 연탄 제조에 사용되는 민수용 소비량은 2천 425만 1천 톤을 피크로 유가의 하향안정화 및 대외 환경변화 속에 꾸준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 환경변화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여전히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가 16만 가구 이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정부의 구조조정 방식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림 2. 국내 석탄 생산량

 그림 2. 국내 석탄 생산량


(자료: 석탄공사) 

한편 석탄공사에 의하면 수입석탄은 혼합률이 15%를 넘을 경우 강도가 약해져 쉽게 부서지기 때문에 현재 사용되는 가정용 연료에는 국내 석탄이 사용될 수 밖에 없다. 2015년 기준 국내 무연탄 공급량은 176만 4천 톤으로 이중 총 58%에 해당하는 102만 톤을 석탄공사가 공급하고 있어 석탄공사 폐업시 연탄 제조용 석탄 공급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현재 탄광이 운영되는 강원도 태백, 삼척, 정선, 영월 등의 2015년 기준 생산량은 153만 톤으로, 전체 생산량 176만 톤의 87%를 차지하고 있어 생산이 중단될 경우 지역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도 우려되고 있다. 

결국 석탄공사 폐업 소식은 강원도 지방자치단체 및 노조의 반발 등으로 정부의 기능조정 방안에 따라 애매한 형태로 결론이 났다. 장기적으로 국내 석탄소비 감소라는 국내 에너지 소비 패턴을 보면 석탄공사 폐업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 

산업 패러다임 변화 속에 우리가 예전에 자주 접하던 것들이 점점 사라지고 새롭게 변화한다. 전세계에서 석탄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국내에서 10년 후 새롭게 부상하는 원자재는 무엇이며, 석탄과 같이 일반사람들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원자재는 무엇이 될지 궁금하기만 하다. 


<작성: 코리아PDS 문창훈 선임연구원(kenxic@koreapd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